PD수첩, 교권 짓누른 악성 민원 속 멈춰버린 교실 추적한다 #PD수첩 #MBC #교권침해 #악성민원 #학부모갈등 #아동학대고소 #교권보호단 #참교육
반성문·야외 종례도 아동학대 고소…제주 초등학교 교직원 13명 맞선 학부모 민원 실태.
교권을 둘러싼 학부모 민원과 고소가 학교 현장을 압박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사교양 #방송 ‘PD수첩’이 법과 민원에 짓눌린 교실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연이어 마련됐지만, 교실에서는 여전히 각종 민원과 고소가 이어지며 교육 활동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 한 해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공식 집계된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3,776건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에서는 교사 10명 중 8명이 교육활동 침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했고, 이들 가운데 72.3%는 보복 민원에 대한 우려와 심리적 부담 때문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방송은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녹취하고, 민원과 고소를 대비해 법적 대응부터 준비하는 현실 속에서 교실에서의 교육이 어떻게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짚는다. PD수첩은 교사가 교육자가 아닌 피고소인으로, 학생이 수업에서 방치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현장을 따라가며 교권 침해가 교실 운영에 미치는 파장을 보여준다.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사례에서는 학부모 민원이 교사 개인의 일상까지 파고든 과정을 다룬다. 결혼식을 앞둔 한 교사는 2년 전 담임을 맡았던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네가 자식 낳으면 나보다 먼저 죽길 바라겠다”는 발언까지 들으며 협박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선생님들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고, 중학생이 된 뒤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학부모는 언행에 그치지 않고 법적 대응으로 나섰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담임을 맡았던 교사 전원과 교장, 교감, 교육청 공무원까지 포함해 총 1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운동장에서 종례를 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진 생활지도가 모두 범죄 혐의로 문제 삼아진 것이다.
해당 학부모는 PD수첩과의 접촉에서 사실 확인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당한 고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소 대상이 된 교사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무력감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으며, 평범한 생활지도조차 언제 형사 문제로 번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교실을 둘러싸고 있다.
군산의 한 고등학교 사례에서는 학부모 민원이 장기화되며 학교 전체가 소모전에 내몰린 과정을 다룬다. 이 학교 교사들은 1년 전 일단락된 것으로 여겼던 학생 간 갈등 사안이 다시 불거지면서, 6명의 교사를 비롯해 교육청과 인권센터 등을 상대로 제기된 반복 민원에 대응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사안은 학생들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됐다. 당시 학교는 학부모에게 상황을 알린 뒤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해 생활교육 차원에서 지도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약 1년 뒤 한 학부모가 학교가 학교폭력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은폐·축소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는 학부모 요구에 따라 1년 전 사안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까지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원은 멈추지 않았다. 학교와 교육청이 사건과 관련해 조사, 진술, 자료 제출, 사실 확인 절차를 반복한 횟수는 103회에 달했다. 교육 당국은 두 차례에 걸쳐 교사들에 대한 교권 침해를 인정했지만, 학부모는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법적 절차는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계속되는 민원 대응으로 교내 행사와 일반 업무에 차질을 빚었고, 교사들의 건강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교사 5명이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병가를 내면서 교실 운영 공백이 발생했고, 학생들이 겪는 교육 환경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방송에서 함께 다뤄진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는 악성 민원이 수년간 지속되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지친 사례로 소개된다. 2024년 PD수첩이 한 차례 취재했던 이 학교는, 한 학부모가 학교 홈페이지와 문자, 전화 등을 통해 1년 동안 189차례나 학교에 연락하며 민원을 제기한 곳이다. 이 기간 담임교사는 여섯 번이나 바뀌었고, 교감은 스트레스로 안면마비 증상을 겪었다.
PD수첩이 2년이 지난 뒤 다시 찾은 학교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해당 학생의 담임이었던 교사는 지속된 민원과 고소 등으로 인해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전교생 수는 절반 가까이 줄어 있었고, 교실에서는 학부모가 수업 중 무단으로 교실에 들어오는가 하면,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교사가 수업 도중 교실을 비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속적인 갈등의 결과는 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해당 학부모가 ‘아이가 담임을 무서워한다’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사이, 같은 반 친구들은 이미 중학생이 됐다. 반면 이 학생은 출석일 부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초등학교 유급이 결정됐다. 반복되는 민원과 고소 속에서 학교의 시간과 아이의 시간 모두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 방송에서 조명된다.
방송은 이 같은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교사의 권리와 학부모의 정당한 요구,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권이 어떻게 서로 충돌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교권 침해가 교실에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한편, 정당한 문제 제기 통로와 구분되지 못할 때 어떤 혼란이 발생하는지도 함께 짚는다.
최근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를 모으면서 교권을 지키는 현실판 해결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교권보호단’을 신설하고, 당초 50명으로 예정됐던 선발 인원을 300명으로 늘렸다. 교사가 혼자 감당해 온 학부모와의 갈등에 교육청이 직접 나서겠다는 시도이자, 교권 보호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소개된다.
PD수첩은 드라마에서 그려진 교권 수호자의 모습이 실제 현장에서 무너진 교실을 지키는 역할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교실 안팎에서 교사의 권리와 학부모의 요구, 학생의 교육권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묻는 시간을 마련했다. ‘PD수첩’ ‘모두가 아이를 위한다고 말했다’는 8월 18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