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신기록”…이하음, 프랑스오픈 주니어 새 이정표 #이하음 #프랑스오픈 #주니어테니스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코트에서 한국 여자 주니어 테니스 역사가 새로 쓰였다. 세계 여자 주니어 랭킹 44위 이하음(18·오리온)이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8강에 진출하며 메이저 무대에서 전례 없는 성적을 남겼다. 랭킹과 경험에서 앞선 상위를 상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한국 테니스의 가능성을 실질적인 성과로 보여줬다.
이하음은 3일(현지시간)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6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주니어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세계 14위 마리아 마카로바(러시아)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제압했다. 스코어는 6-3 7-6으로, 스트레이트 승리이지만 두 번째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승부가 갈렸다. 특히 두 선수의 랭킹 격차를 고려하면, 세계 상위권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로 평가할 수 있는 결과였다.
세계 44위 이하음, 세계 14위 마카로바에 2-0 승리…프랑스오픈 주니어 단식 8강 진출.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 여자 주니어 랭킹 44위 이하음은 마카로바를 꺾고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이하음은 한국 여자 주니어 테니스 선수 중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단식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한국 여자 주니어 선수의 프랑스오픈 최고 성적은 2019년 박소현(강원특별자치도청)이 기록한 16강이었다. 박소현이 16강에서 멈췄던 기록을 이하음이 8강까지 끌어올리며, 한국 여자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성적 기준선도 한 단계 올라갔다.
남녀 전체 기록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번 성과의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랜드슬램 단식에서 8강에 진출한 것은 2016년 호주오픈에서 정윤성(국군체육부대)이 8강에 오른 이후 10년 만이다. 그랜드슬램 주니어 단식에서 10년 동안 이어졌던 침묵을 이하음이 프랑스 롤랑가로스에서 끊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역대 기록과 비교해도 위치는 분명히 드러난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 최고 성적은 1994년 윔블던 전미라, 1995년 호주오픈 이종민, 2005년 호주오픈 김선용, 2013년 윔블던 정현, 2015년 호주오픈 홍성찬이 기록한 준우승이다. 준우승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프랑스오픈에서 여자 선수 최초 8강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기존 기록 계보에 새로운 이름을 더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하음은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연이어 넘어서며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다. 세계 44위로 출전한 이하음은 이미 상위 랭커 두 명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8강까지 나아갔다.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상위권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는 현재 기량을 대회 과정에서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세를 이어 이하음은 4강 진출에도 도전한다. 8강 상대는 세계 4위 빅토리아 루이자 배로스(브라질)다. 세계 14위 마카로바를 꺾고 8강에 올랐던 이하음이 이제 세계 4위라는 더 높은 벽을 마주하는 셈이다. 랭킹만 놓고 보면 한층 더 어려운 승부지만, 이미 상위 랭커를 상대로 두 차례 승리를 수확한 만큼 배로스전에서도 집중력과 전술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하음은 경기 후 소감에서 랭킹이나 상대의 이름값보다는 자신의 전술 수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의 배경이나 랭킹보다 본인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준비한 플레이와 전술에 집중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경기에서도 운영과 전술에 집중해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4강 진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성인 무대에서 쌓은 경험도 이번 주니어 그랜드슬램 활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하음은 지난 3월 국제테니스연맹(ITF) W15 호주 대회에서 생애 첫 성인 국제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ITF W35 창원 대회에서는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기록하며, 연령대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성인 투어 경험이 주니어 무대에서의 자신감과 경기 운영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식뿐 아니라 복식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하음은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복식에서도 8강에 올랐다. 루나 마리아 시넬리(세계 48위·아르헨티나)와 한 조로 출전한 이하음은 복식 2회전에서 솔 에일린 라라야 구이디(아르헨티나)-소냐 제니코바(독일) 조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눌렀다. 스코어는 6-2 7-6로, 첫 세트에서는 넉넉한 격차를 만들었고 두 번째 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승리를 확정했다.
주니어 프랑스오픈에서 단식과 복식 모두 8강에 진출한 이하음은 남은 경기에서도 성과를 쌓을 기회를 잡았다. 단식에서는 세계 4위 배로스와 4강 티켓을 두고 맞붙고, 복식에서는 시넬리와 함께 또 한 번 4강에 도전한다. 구체적인 상대와 점수, 그리고 단계별 진출 여부가 향후 한국 테니스 주니어 기록표에 그대로 추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