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정조준’ 반효진, 아이치·나고야 AG 결선부터 겨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카이로 세계선수권 제패한 18세 반효진, 2026 아시안게임 10m 공기소총 개인전 우승 도전. (사진=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사격 대표팀 중심에는 18세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있다. 파리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뒤 다시 한 번 큰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효진은 목표 설정과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사격 종목에서 말하는 그랜드슬램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세 대회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기록을 가리킨다. 한국 사격에서 이 기준을 충족한 선수는 진종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장미까지 3명이다. 이 가운데 올림픽·세계선수권과 달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단체전으로 채운 진종오와 김장미와 달리, 개인전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한 사례는 이은철 한 명뿐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10m 공기소총에서 최연소 금메달을 거머쥔 반효진은 2025 국제사격연맹(ISFF)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두 대회에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한 반효진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낼 경우,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사격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게 된다.
다만 반효진은 대기록을 향한 기대보다 눈앞의 과제에 먼저 시선을 두고 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10일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반효진은 올림픽 이후 새롭게 생긴 목표로 그랜드슬램을 언급하면서도, 세계선수권 우승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시안게임 역시 금메달을 미리 상정하기보다 결선 진출이라는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쌓겠다고 강조했다.
어린 나이에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따라온 심리적 부담에 대해 반효진은 매 대회마다 새로운 압박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부담을 완전히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무대에 섰다는 점을 소중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심정을 전했다.
자신의 경기 감각을 되살리는 방식도 구체적이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거나 사격 감각이 둔해졌다고 느낄 때 반효진은 세계선수권대회 결선 개인 신기록 영상으로 돌아간다. 당시 자신 있게 방아쇠를 당기던 장면을 반복해서 보며, 결선에서 보여준 리듬과 자신감을 다시 가져오려는 방식으로 컨디션을 조정하고 있다.
육체적인 관리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현재 반효진은 허리와 골반 통증 여파로 사격 자세를 오래 유지할 경우 왼쪽 발에 쥐가 나는 증상을 겪고 있다. 본인 설명에 따르면 약 20발을 소화하면 쥐가 시작되고, 40발 부근에 이르면 발이 땅에 닿는 감각 자체가 사라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 몇 발 단위로 끊어 쉬어야 하는지, 경기 운영 리듬을 스스로 찾는 과정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팀 의료 지원에 힘입어 상태는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무리한 훈련을 줄이고 매일 오후 국가대표 메디컬센터에서 집중 치료를 받으면서, 발에 쥐가 풀리는 시간은 현재 5분 정도로 감소했다. 치료 시간이 줄어든 것은 통증 관리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현재 단계에서 반효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훈련량 확충보다 몸 상태 회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국가대표선수촌을 떠나 대구 지역 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하며, 대표팀 차원에서 치료 우선 기조를 분명히 했다.
경기장 환경에 대한 대비책도 구체적으로 준비 중이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은 국내 사격장과 비교해 시설이 낙후돼 있고, 사대 조명 조건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선수단에 전달됐다. 반효진이 들은 정보에 따르면 현지는 사대 앞뒤 조명이 상대적으로 어둡고 표적 조명만 최대 밝기로 설정돼 있다. 이에 맞춰 선수촌 사격장에서 조명을 낮추고 표적 조도만 높이는 식의 적응 훈련이 예고돼 있다.
조명 환경 적응과 더불어 실제 결선장과 유사한 공간에서의 실전 감각 익히기도 이어진다. 반효진은 내달 7일부터 인천으로 이동해 나고야 결선장과 동일 조건으로 구현된 사격장에서 최종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사대 구성과 조명 배치, 거리감까지 본 대회와 흡사하게 맞춘 환경에서 훈련하면서, 결선 무대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을 반복할 예정이다.
장비 관리 역시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반효진은 새로운 사격복을 수령한 뒤 약 한 달 동안 착용감과 움직임을 완전히 익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사격 국제대회에서 장비 규정 위반으로 실격되는 사례가 이어진 만큼, 본인과 코칭스태프가 규정 확인과 점검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파리 올림픽과 카이로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금메달리스트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노리는 1차 목표는 결선 통과다. 반효진은 통증 관리와 심리 조절, 조명 및 장비 적응 훈련을 병행하며 결선 사대에 오르는 과정부터 차근히 밟은 뒤,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사격 개인전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