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6년째 이어온 뱀파이어 세계관…미니 8집에서 또 다른 변주 #엔하이픈 #ENHYPEN #THESINBLISS #BORDERDAYONE #BLOOD시리즈 #HouseofVampire #뱀파이어나우 #아라아트센터
데뷔 앨범부터 ‘BLOOD’ 시리즈까지, 음악·퍼포먼스 전반에 뱀파이어 코드 입힌 일관된 흐름. (사진=빌리프랩)
엔하이픈(ENHYPEN)이 데뷔 이후 6년간 이어 온 뱀파이어 세계관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1일 오후 1시 미니 8집 ‘THE SIN : BLISS’를 내고, 다크 판타지 콘셉트를 한층 무르익은 형태로 선보인다.
엔하이픈(정원,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은 2020년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부터 뱀파이어를 키워드로 삼아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쌓아 왔다. 단발성 콘셉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데, 앨범 기획 전반에 해당 코드를 세밀하게 반영하며 팀의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구축해 온 흐름은 음악과 비주얼, 퍼포먼스 전개를 관통한다. 뱀파이어 이미지는 무대 의상과 안무뿐 아니라 영상과 앨범 패키지에도 반영돼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이러한 방식으로 엔하이픈은 다크 판타지를 그저 배경이 아닌 그룹을 설명하는 축으로 삼았다.
데뷔 앨범부터 ‘BLOOD’ 시리즈까지, 음악·퍼포먼스 전반에 뱀파이어 코드 입힌 일관된 흐름. (사진=빌리프랩)
내용 면에서도 뱀파이어 설정은 점차 진화를 거쳤다. 데뷔 초기에는 소년들의 정체성과 성장 과정을 빗댄 은유에 가까웠다면, 이후 ‘BLOOD’ 시리즈에서는 피로 이어진 인연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같은 이미지를 놓고도 해석의 폭을 넓히며 서술 방식에 변화를 준 셈이다.
‘BLOOD’ 시리즈를 기점으로 엔하이픈이 다루는 감정선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피로 연결된 관계 속에서 맹목적인 사랑과 강렬한 욕망을 노랫말과 사운드에 담아냈고, 이를 통해 뱀파이어라는 테마는 추상적인 상징을 넘어 구체적인 감정과 상황을 담는 틀로 사용됐다. 그 결과, 같은 주제를 반복하면서도 매 앨범마다 새로운 호기심을 유도하는 구성이 이어졌다.
새 미니 앨범 ‘THE SIN : BLISS’는 앞선 작업에서 쌓은 설정을 바탕으로 또 다른 국면을 연다. 이번에는 사랑의 도피를 선택한 뱀파이어의 여정이 이어지며, 기존과는 결이 다른 감정이 얹힌다. 앨범 전반에서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이전보다 긍정적인 기류가 드러나도록 방향을 잡았다.
타이틀곡 ‘Bloody Paradise’는 상반된 단어 조합을 통해 분위기 변화를 암시한다. 노래 제목에서부터 위험과 안식이 함께 놓인 상태를 드러내고, 브라질리언 펑크 장르 특유의 흥겨운 리듬을 더해 도망 중인 인물들에게도 생기와 활력을 부여하는 구성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위태로움과 해방감이 공존하는 정서가 부각된다.
엔하이픈의 뱀파이어 세계관은 음원과 무대에 머무르지 않고 체험형 콘텐츠로 이어져 왔다.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콘셉트 시네마’ 영상은 각 앨범의 분위기와 설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내 팬들이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현실 공간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더해지며 접점이 넓어졌다.
실제 공간을 활용한 사례로는 앨범 세계를 오프라인으로 옮긴 ‘로맨스 하우스’가 있다. 이 기획은 뱀파이어를 둘러싼 설정을 전시 형식으로 구현해 관람객이 공간을 거닐며 각종 단서를 마주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경험은 화면으로 보던 이야기를 물리적 공간에서 체감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가상의 매체를 설정한 ‘뱀파이어 나우’ 역시 독특한 접근이다. 이 기획에서는 뱀파이어 사회의 언론을 콘셉트로 삼아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현실 기사 형식을 빌려와 상상의 설정을 풀어내는 구조를 취하면서, 팬들은 읽을거리 형태로 세계관을 접할 수 있었다.
사회적 참여와 연결한 사례도 있었다. 올해 초 미니 7집 ‘THE SIN : VANISH’ 발매 시점에는 헌혈 캠페인이 함께 진행됐다. 피를 필요로 하는 뱀파이어라는 특징을 활용해 헌혈이라는 주제를 엮은 것으로, 참여자들이 활동에 직접 동참하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경험하게 했다.
미니 8집 활동과 맞물려선 전시 형태의 음악 체험이 준비돼 있다.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는 ‘House of Vampire ~Dive into ENHYPEN Chronicle~’이 열린다. 관람객은 엔하이픈과 같은 혈족이 됐다는 설정의 초대장을 받은 인물로 입장해, 뱀파이어 저택을 배경으로 한 공간을 거치며 과거 작업과 이어진 다양한 요소를 접하게 된다.
앞으로도 세계관을 다루는 글 형식 콘텐츠는 계속 이어진다. ‘뱀파이어 나우’는 미니 8집과 연계돼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기사 형식의 내용을 제공하며, 새 앨범 속 사건과 인물들을 텍스트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음원과 무대, 전시에 더해 읽는 경험까지 결합된 구조가 만들어진다.
데뷔부터 현재까지 엔하이픈은 뱀파이어 설정을 유지하되, 표현 방식과 팬과의 만나는 경로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아 왔다. 장기간 같은 축을 지켜 온 선택은 이제 이들의 활동을 설명하는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고, 미니 8집 ‘THE SIN : BLISS’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떤 변주를 더하는지 보여주는 지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