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타석 무삼진·동점포’…2007년생 신인들, KBO 초반 흥행 주역 #KBO리그 #이강민 #오재원
2026 신한 SOL KBO리그가 개막한 뒤 초반 흐름에서 눈에 띄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2007년생 신인 선수들의 연이은 활약이다. 고졸 야수들과 대졸 투수가 나란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새로운 세대가 리그 전면으로 올라오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개막전부터 경기 막판 승부처까지, 여러 구단에서 신인들의 이름이 기록지에 반복해서 올라가고 있다.
먼저 타격 부문에선 유신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또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kt wiz 내야수 이강민과 한화 이글스 외야수 오재원은 3월 28일 열린 개막전에서 나란히 3안타를 기록하며 데뷔 무대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 데뷔전에서 3안타 이상을 때려낸 사례는 1996년 장성호의 3안타 이후 30년 만에 나온 기록으로, 두 선수의 출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kt 이강민·한화 오재원 개막전 나란히 3안타…NC 신재인 동점 투런포, 롯데 박정민·삼성 장찬희 마운드에서 활약. (사진=연합뉴스)
개막전 활약을 바탕으로 kt 내야수 이강민은 1일 현재까지 프로 데뷔 시즌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강민은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7을 기록 중이며, 14타수 5안타에 1득점, 2타점, 1볼넷, 2삼진을 남겼다. 초반부터 주어진 타석에서 꾸준히 출루하면서도 삼진 비율을 과하게 높이지 않는 모습으로, 팀 내 미들 인필더 자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 외야수 오재원도 같은 기간 4경기에서 타율 0.400으로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타수 8안타에 2득점, 2타점, 2볼넷, 1삼진을 기록하면서 중심 타선 앞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18타석 연속 무삼진 기록을 작성하며 탁월한 선구안을 과시했는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선배 타자들조차 데뷔 초기에 달성하지 못한 진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부각됐다.
데뷔 시즌 신인들이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해 삼진을 자주 당하는 경우가 많은 흐름과 달리, 한화 1번 타자로 나서는 오재원은 공을 오래 보며 끈질기게 승부하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초구에 성급하게 방망이를 내지 않고,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면서 출루 기회를 넓히는 모습으로 팀 공격의 시작을 책임지고 있다. 높은 타율과 더불어 삼진 억제 능력까지 증명하는 초반 기록이어서 향후 기용 폭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분위기다.
내야수 유망주 가운데서는 NC 다이노스 신재인이 극적인 한 방으로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4월 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신재인은 2-4로 뒤지던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비거리는 120m로 측정됐고, 이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점포 이후 경기 주도권은 NC 쪽으로 조금씩 기울었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NC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끝내기 득점을 올렸고, 스코어 5-4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재인이 8회말에 만든 동점 홈런이 최종적으로 팀 승리와 직결된 셈이며, 데뷔 초반부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장타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구단과 팬들의 관심이 모였다.
마운드에서는 대졸 신인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정민(22)이 팀 불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은 박정민은 3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6-3으로 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정민은 위기를 맞았으나 곧바로 탈삼진으로 응수했다.
박정민은 첫 타석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이어 전병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다음 타자 김영웅과 박세혁을 모두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쳤고, 롯데는 리드를 지켜 승리를 챙겼다. 이후 등판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했다. 박정민은 개막전 포함 3경기에 구원으로 나와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홀드, 1세이브,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조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정민의 초반 활약은 롯데 불펜 운용에 여유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장찬희도 2007년생 신인 가운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프로 마운드에 오른 장찬희는 3월 31일 두산 베어스와 대구 홈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팀이 1-4로 뒤진 6회초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두 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6회 등판 직후 장찬희는 먼저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어 다즈 카메론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7회초에도 2사 2, 3루에서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박지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장찬희가 중간 계투로 흐름을 묶어준 덕분에 삼성 타선은 이후 추격을 이어갈 발판을 얻었다.
투수 교체 뒤 삼성은 공격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8회말 르윈 디아즈가 3점 홈런을 터뜨려 5-5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승패는 갈리지 않았지만, 장찬희의 2이닝 무실점 투구가 없었다면 추격 자체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팀 내 입지도 한층 탄탄해진 모습이다. 마운드에서의 침착한 위기 관리 능력이 초반부터 확인된 셈이다.
신인 세대의 약진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2026시즌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 신인은 모두 13명이다. 이 가운데 투수는 4명, 내야수는 7명, 외야수는 2명으로 집계되며, 포지션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타선과 마운드에서 동시에 새 얼굴들이 기회를 얻고 있으며, 일부는 개막 첫 주부터 팀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강민과 오재원의 개막전 3안타, 신재인의 동점 투런 홈런, 박정민과 장찬희의 위기 관리 능력은 2026시즌 KBO리그가 세대교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신인 13명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가운데, 앞으로 남은 시즌에서 이들이 얼마나 꾸준한 기록을 쌓을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