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영·이정은, 숲속 스튜디오에서 마주한 욕망의 긴장감 ‘포르테’ #포르테 #임채영 #이정은 #킴보킴 #프레데릭알바레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SXSWLondon
실제 비·안개까지 기다려 담아낸 숲속 스튜디오, 자연이 만든 미장센으로 불길한 공간 완성한 아트 호러 ‘포르테’. (사진=써티세븐스디그리 주식회사)
#영화 ‘포르테’가 숲속 스튜디오를 무대로 한 아트 호러로 관객을 찾는다.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될수록 사람이 하나씩 사라진다는 소문이 떠도는 공간에서, 영화음악 지망생 연지와 그가 동경하던 음악감독 정화의 관계가 변화하며 긴장감이 쌓여 간다.
연출을 맡은 킴보킴 감독은 영화음악을 꿈꾸는 연지가 포르테 스튜디오에 들어서며 겪는 감정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욕망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을 따라간다. 숲속 콘크리트 건물이라는 설정 속에서 기괴한 선율이 울릴 때마다 사람이 사라진다는 소문이 이어지고, 연지가 선배 해준의 죽음을 마주한 뒤 그 자리에 앉게 되는 전개가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실제 비·안개까지 기다려 담아낸 숲속 스튜디오, 자연이 만든 미장센으로 불길한 공간 완성한 아트 호러 ‘포르테’. (사진=써티세븐스디그리 주식회사)
촬영에서는 자연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미장센이 눈에 띈다. 박정민 촬영감독은 물기를 머금은 숲의 초록과 차가운 콘크리트의 질감, 강렬한 빛과 어둠을 대비시키며 낯선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제작진은 비가 필요한 장면에 인공 장비 대신 실제 비가 내리는 날을 기다려 촬영했고, 장마철 일정으로 계획을 맞추며 자연스러운 물기와 공기를 화면 안에 담았다.
안개 장면 역시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운무가 자주 생기는 지역을 로케이션으로 선정한 뒤, 현장 인근에 머물며 안개가 깔리는 시점을 기다려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모아진 비와 안개, 숲과 콘크리트, 빛과 어둠의 대비는 영화 전반의 서늘한 기운을 형성하며, 해외에서는 “경이로울 만큼 아름다운 쇼트 구성”과 “강렬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평가로 시선을 끌었다.
‘포르테’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내용과 맞물린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한다. 킴보킴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사운드를 핵심 요소로 설정했고, 프랑스 작곡가 프레데릭 알바레즈 음악감독과 함께 ‘내면의 세계’, ‘욕망’, ‘대립’, ‘아름다운 호러’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영화의 정서를 확장했다. 피아노 중심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처음에는 매혹적인 클래식풍 선율로 다가오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숲속 스튜디오의 불안한 공기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실제 비·안개까지 기다려 담아낸 숲속 스튜디오, 자연이 만든 미장센으로 불길한 공간 완성한 아트 호러 ‘포르테’. (사진=써티세븐스디그리 주식회사)
프레데릭 알바레즈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사운드 창작상을 받은 작품의 음악을 맡았던 감독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독창적인 사운드트랙을 선보였다. 해외 영화제에서는 촬영과 음악을 함께 언급하며 “압도적 즐거움”이라는 반응을 전했고, 피아노 선율이 영화 속 강렬한 순간을 터뜨리는 지점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연기에서는 정화와 연지로 나선 이정은과 임채영의 호흡이 중심에 놓인다. 연지는 숲속 스튜디오에 발을 들이며 정화를 향한 순수한 동경을 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시선은 자신이 마주한 욕망과 뒤얽힌다. 정화는 음악감독으로서 연지에게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묻는 인물로, 그 질문이 두 사람의 관계를 가르는 기준점처럼 작용한다.
두 배우는 절제된 감정과 눈빛을 바탕으로 관계의 온도를 표현했다. 특히 극 중 피아노 연주 장면은 직접 연습을 통해 소화하며, 손끝의 움직임과 음악의 흐름으로 인물의 내면을 드러냈다. 피아노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의 거리감과, 연주의 밀도가 변하는 순간들은 동경에서 욕망으로 기울어지는 연지의 마음과 정화와의 미묘한 긴장을 함께 보여준다.
실제 비·안개까지 기다려 담아낸 숲속 스튜디오, 자연이 만든 미장센으로 불길한 공간 완성한 아트 호러 ‘포르테’. (사진=써티세븐스디그리 주식회사)
‘포르테’는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SXSW London에서는 ‘Shivers’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됐고,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새로운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B-익스트림’ 섹션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관객과도 만났고, 다른 해외 판타스틱 영화제 라인업에도 포함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개봉일에는 다른 유럽 영화들과의 동시 개봉도 예정돼 있다. 같은 날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이방인’,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알파’ 등 서로 다른 개성과 장르 색채를 가진 작품들이 라인업을 채우며, 관객은 호러의 긴장감과 함께 각기 다른 미학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됐다.
아름다움과 불안, 이미지와 사운드, 동경과 욕망이 교차하는 흐름을 내세운 ‘포르테’는 러닝타임 77분의 아트 호러 장르로 완성됐다. 임채영, 이정은, 김재홍, 조경창, 차세진이 출연하고, 관람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포르테’는 9월 30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