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가능한 사랑’, 전도연·설경구가 말한 미옥·호석의 내면 #가능한사랑 #이창동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넷플릭스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가능한 사랑’ 인물 해석 담은 제작기 영상 공개. (사진=넷플릭스)
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이 캐릭터 스틸과 제작기 영상을 새로 선보였다. 지난 9월 23일 극장 개봉 이후 국내 언론과 관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 인물의 관계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 셈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될 이 작품에는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해 네 인물의 얽힌 감정을 이끌어간다.
이번에 공개된 캐릭터 스틸은 ‘미옥’(전도연), ‘호석’(설경구), ‘상우’(조인성), ‘예지’(조여정)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서사와 미묘한 시선을 담고 있다. ‘상우’와 ‘예지’ 부부의 별장에서 울음을 참는 듯한 표정의 ‘미옥’은 여름 휴가로 떠난 이 공간이 그의 내면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궁금증을 남긴다.
심리치료를 받으러 모인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호석’의 모습에서는 총파업 이후 오랜 시간 누적된 상처와 후유증이 드러난다. 반대로 별장에서 ‘호석’과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상우’는 전혀 다른 삶의 결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며, 두 남자가 마주하는 현실의 간극을 대비시킨다.
카메라 옆에 앉은 ‘예지’는 상대의 말에 깊이 몰입한 표정으로 포착됐다.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찍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만큼, 인물을 바라보는 태도와 직업적 진지함이 스틸 속에 함께 담겼다.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장면은 두 부부의 만남이 각자의 삶과 관계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지 다음 전개를 떠올리게 한다.
함께 공개된 제작기 영상에는 ‘가능한 사랑’을 둘러싼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의 생각이 담겼다. 영상은 이창동 감독이 “영화가 자기 자신과 관객, 그리고 영화적으로 가지는 의미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긴 시간 고민 끝에 이 영화에 이르게 된 배경을 전한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이라는 제목에 대해 “우리는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그 가능한 사랑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걸 질문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제목에 직접 ‘사랑’을 내세운 만큼, 노동과 계급을 넘어 인간 관계와 선택을 함께 바라보는 시선을 드러낸 대목이다.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서도 그는 “노동 문제는 점점 우리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고, 이를 다큐멘터리 감독의 이야기와 결합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기면서 노동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영화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결합이 됐다”고 밝혔다. 노동, 사랑, 계급, 욕망이 한 축에서 만나는 구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감독의 설명으로 정리된 셈이다.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 역시 제작기 영상의 중심에 놓였다. ‘미옥’을 연기한 전도연은 이 인물을 “시한폭탄을 가슴에 안고 사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상처가 언제 터질지 몰라서 늘 노심초사하고 그리고 안절부절 못하면서 그래도 끝까지 남편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소개하며, 긴장과 불안을 안고 남편을 지켜보는 내면을 강조했다.
설경구는 해고 노동자 ‘호석’을 두고 “해고라는 게 자신의 실패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걸 일상에서 안 드러내려고 하는 모습들”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버티려 하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흔적을 일상 속에서 포착해내려 한 연기 방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예지’를 맡은 조여정과 ‘상우’를 연기한 조인성에 대해 이창동 감독의 평가도 함께 담겼다. 그는 “‘예지’는 그냥 머리로 분석해서 ‘뭐 이런 캐릭터겠지?’ 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다. 자기가 몸으로 이해해야만 되는데, 조여정 씨는 그걸 이해한 배우였다”고 말하며, 다큐멘터리 감독 캐릭터가 지닌 복잡함을 몸으로 받아들인 점을 짚었다.
또한 이창동 감독은 “조인성 씨는 그 인물 자체로 카메라 앞에서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언급했다. 별장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 속에서 ‘상우’가 보여주는 여유와 말투, 태도가 어떻게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는지, 배우의 존재감에 기대를 더하는 발언이다.
영상의 마지막에서 이창동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다른 데서 얻을 수 없는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 사랑, 계급, 욕망, 카메라 윤리까지 여러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이 관객에게 남기고 싶은 감정의 지점을 직접 드러낸 부분이다.
극장 개봉 후 국내 반응도 제작기 공개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순간순간 마음이 저릿해지고, 보고 난 뒤 세상이 조금은 달리 보이는 거장의 진짜 영화”(문화일보 이정우 기자),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 영화를 만났다. 164분의 러닝타임보다 영화가 끝난 뒤 여운을 느끼는 시간이 더 길다”(텐아시아 박의진 기자) 등 평가는 작품이 남긴 여운에 초점을 맞춘다.
“계급, 노동, 사랑, 카메라 윤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여운을 남긴다. 스스로 답을 찾으며 작품을 곱씹게 되는 명작”(스타뉴스 김미화 기자), “감히 이창동 필모그래피 가운데 최고작이라고 말하고 싶다”(왓챠피디아 블*), “계급, 윤리, 관계의 모든 것을 직면하며 무수히 질문하는 영화”(X lover******) 같은 반응도 이어졌다. 평단과 관객 반응이 함께 축적되며 ‘가능한 사랑’의 극장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해외 영화제에서도 기록을 남겼다. 한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 TIFF 에버트 감독상을 함께 받으며 상징적인 이력을 더했다. 두 영화제에서의 성과는 이후 북미와 국내 공개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작품의 제작은 파인하우스필름(주), 어나니머스 콘텐츠, 나우필름(주)이 맡았고, 넷플릭스가 제공했다. 이창동 감독과 오정미 작가가 함께 각본을 썼으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네 배우의 조합이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중심에서 이끈다.
한국에서 먼저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난 ‘가능한 사랑’은 오는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