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골 화력쇼” 인천도시공사·SK, 핸드볼 H리그 새 판 짰다 #인천도시공사 #SK슈가글라이더즈 #핸드볼H리그
지난 3일 신한 SOL 뱅크 2025-2026 핸드볼 H리그가 막을 내리면서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에서 뚜렷한 세대 교체 흐름이 드러났다. 남자부에서는 인천도시공사가 기록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새 강호로 떠올랐고, 여자부에서는 SK슈가글라이더즈가 완벽에 가까운 시즌 운영으로 통합 3연패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남자부 인천도시공사는 정규리그 21승 4패, 승점 42를 거두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상에 섰다. 한 시즌 동안 733골을 올리며 H리그 남자부 최초로 단일 시즌 700골을 돌파했고, 창단 2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과 통합 우승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승패뿐 아니라 공격 지표까지 크게 앞선 결과라 리그 판도 변화가 수치로 확인됐다.
인천도시공사, 21승 4패·733골로 창단 20년 만에 정규리그·통합 우승.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도약의 중심에는 인천도시공사가 시즌 전 대형 보강 없이도 젊은 선수 위주의 스피드를 극대화한 전략이 있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요셉(센터백), 김진영(라이트백), 김락찬(레프트백)으로 구성된 ‘공포의 스리백’ 라인을 전면에 내세워 공격 전개 속도를 끌어올렸다. 세 선수는 합계 389골을 합작하며 팀 전체 득점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고, 인천도시공사는 이 화력을 기반으로 리그 중반 14연승 질주까지 이어가며 정상권을 굳혔다.
반면 장기간 왕좌를 지켜온 두산은 시즌 내내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이전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두산은 골키퍼 김동욱을 비롯해 정의경, 조태훈, 강전구 등 주전급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베스트 전력을 꾸리기 어렵게 됐다. 공격 지표는 어느 정도 유지됐으나 수비가 흔들리면서 657골을 내줬고, 실점 수 기준으로 리그 두 번째로 많은 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뒷문이 발목을 잡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4위에 그치며 통합 우승 10연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하는 등 왕조 체제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전통 강호가 수비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상위권 구도가 다변화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상위권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SK호크스는 또 다른 대비 사례였다. SK호크스는 최근 3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에도 수비력에 비해 부족한 공격력이 한계를 드러냈다. 리그 상위권 팀답게 실점 관리에서는 장점을 보였지만, 결승 무대와 정규리그 중요한 고비에서 득점력이 폭발하지 못해 ‘만년 2위’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하위권에서는 충남도청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충남도청은 이번 시즌 5위로 리그를 마치면서 창단 이래 최다인 9승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특히 신예 센터백 육태경이 164골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공격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충남도청은 3년 만에 최하위권을 벗어나며 탈꼴찌에 성공했고, 젊은 선수 중심 재편이 어느 정도 성과로 연결됐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여자부로 향했다. 여자부에서는 SK슈가글라이더즈가 시즌 내내 공수 균형을 바탕으로 경쟁팀과의 격차를 벌렸다. 정규리그에서 21경기 전승을 달성한 SK슈가글라이더즈는 무패 우승으로 1위를 확정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뒤집기를 통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결과 여자부 최초로 통합 3연패를 이뤄내며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SK슈가글라이더즈의 전력 구성을 보면 베테랑과 주축 선수들의 조화가 뚜렷했다. 1996년생 트리오인 강은혜, 송지은, 강경민이 시즌 내내 중심을 잡으며 팀 운영의 축을 형성했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라이트백 최지혜가 155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고, 레프트윙 윤예진이 속공 1위에 오르며 스피드를 더했다. 이런 조합으로 SK슈가글라이더즈는 세트 공격과 빠른 공수 전환 모두에서 높은 효율을 보였다.
이와 달리 삼척시청과 부산시설공단은 과제를 안은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삼척시청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지만, 팀 역사상 최초로 600골을 돌파하는 공격력을 보이면서도 이연경에게 득점이 집중되는 구조가 두드러졌다. 공격 패턴 다변화와 선수 분산 활용이 추후 보완 포인트로 떠올랐다.
부산시설공단은 ‘월드 스타’ 류은희의 복귀로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류은희가 합류하며 개인 기량에서는 상위권으로 분류됐으나, 경기 운영 과정에서 실책이 잦았고 전반적인 조직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조직력 난조는 순위로도 드러나 부산시설공단은 3위에 머무르며 우승 후보라는 평가와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2025-2026시즌 핸드볼 H리그는 남자부 인천도시공사의 733골 화력과 여자부 SK슈가글라이더즈의 정규리그 21전 전승, 그리고 통합 3연패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두산과 삼척시청, 부산시설공단 등 기존 강호들은 수비 안정과 공격 다변화라는 숙제를 확인했고, 충남도청과 같은 팀들은 신예 발굴을 통해 상위권 도약 가능성을 드러낸 채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