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를 걷는 가수 양준일, 팬들에게 초대장…그의 모든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기를 #양준일 #JohnYang #YANGJOONIL #JIY #판타자이
가수 양준일이 오는 8월 15일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INVITATION'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에서 깊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양준일 SNS @jiytime)
가수 양준일이 오는 8월 15일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콘서트 ‘INVITATION’ 개최를 예고하며 팬들에게 반가운 초대장을 건넨다.
양준일은 수년째 자신의 생일인 8월 19일을 전후해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가까이 호흡해 왔다. 팬들 역시 같은 시기 공연장 인근에 생일카페와 축하 전광판 등을 마련하며 그의 생일을 함께 기념해 왔으며, 2026년에도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 양준일의 생일을 즈음해 콘서트와 팬들의 축하 행사가 이어지는 풍경은 어느덧 가수와 팬이 함께 만들어 가는 특별한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듯하다.
가수 양준일의 팬이 된 지도 어느덧 6년 반을 훌쩍 넘겼다. 2019년 12월에 시작된 시간이 2026년 7월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익숙하게 흘러온 세월이 문득 낯설다. 8월 19일을 특별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도 벌써 일곱 번째다.
돌이켜보면 내 덕질의 시작은 거창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았다. 우연히 마주친 뉴스 프로그램의 짧은 소개, 그뿐이었다. 찰나에 불과했던 그 만남이 이토록 오랜 여운을 남기고 내 삶 깊숙이 자리 잡을 줄을 그때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가수 양준일이 8월 15일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개최하는 콘서트 'INVITATION'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팬들에게 공연 소식을 알렸다. (사진=양준일 SNS @jiytime)
가수로 활동했지만 대중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홀연히 사라졌다가 20년 만에 다시 소환된 사람. 앵커가 전한 몇 분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양준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들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 충분한 소개였지만, 이상하게 그 이름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돌이켜보면 그 몇 분은 내 삶의 방향을 조금 틀어놓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양준일은 거대한 파도처럼 한순간에 내 삶을 뒤흔들며 들어오지 않았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처럼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일상에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이름이 남았고, 그다음에는 노래가 남았다. 직접 쓴 노랫말과 오래전 무대의 몸짓과 표정이 차례로 마음에 닿았다. 작고 조용한 감동이 하나씩 쌓이며 어느새 양준일의 음악은 내 플레이리스트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영화 '어느 멋진 날'에서 우연의 연속이 평범한 하루를 특별한 기억으로 바꾸듯, 나의 덕질의 시간도 몇 번의 우연이 이어지며 시작된 것 같다. 그날 뉴스를 보지 않았다면, 앵커의 말을 흘려들었다면, 이름 석 자를 곧바로 검색하지 않았다면 이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 밤은 내게 여느 날의 하루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살짝 틀어놓은 어느 멋진 날로 남아 있다. 생각할수록 근사한 일이다.
양준일의 노래와 말, 지나온 시간을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무언가를 오래 좋아하고 지켜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사라진 듯 보이는 시간이 정말 사라진 시간인지 등. 그 질문들을 오래 품고 사는 동안, 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씩 달라졌고 돌이켜보면 그 변화의 폭은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
가수 양준일이 콘서트 'INVITATION'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에서 환한 미소로 팬들을 향한 설렘과 기대를 전하고 있다. (사진=양준일 SNS @jiytime)
양준일은 노래하는 가수이며,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예술가다. 그러나 그의 음악과 노랫말을 따라온 시간 동안 나는 음악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을 형성했다. 양준일이 직접 답을 가르쳐 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과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내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었다.
플라톤은 ‘사랑’을 눈에 보이는 대상에서 시작해 그 대상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과 본질에 대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 말했다. 내 팬심도 그와 닮았다. 처음에는 양준일의 수려한 외모와 세련된 패션, 독특한 목소리에 이끌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지켜온 태도와 견뎌온 시간, 그 모든 것에 스민 양준일의 본질 속으로 빠져들었다. 가까이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없다. 그저 나의 스타가 오래도록 ‘양준일답게’ 존재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마음 가득 응원할 뿐이다.
오래된 책을 다시 읽으면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문장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몇 번이고 본 그림도 내가 살아온 시간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한다. 모네가 같은 연못의 수련을 거듭 그리며 빛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포착했듯, 나 역시 양준일의 노래와 무대를 다시 만날 때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의미를 발견하고, 익숙함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움을 향유한다.
한 사람을 오래 바라본다는 것은 같은 모습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달라지는 그 사람과 달라진 나를 함께 발견하는 일인 것 같다. 양준일은 지나간 영상을 다시 보거나 같은 노래나 퍼포먼스를 반복하는 일을 ‘재방송’이라 부르며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오래전 영상이라도 볼 때마다 좋다. 같은 장면에서도 시간에 따라 다른 색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가수 양준일이 콘서트 'INVITATION'을 앞두고 공개한 사진에서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독보적인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양준일 SNS @jiytime)
양준일이 직접 쓴 노랫말에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구절들이 있다. 어떤 구절은 구겨진 나의 마음을 다독이고, 어떤 구절은 내가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감정을 대신 말해준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멜로디와 목소리만 남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양준일의 시선과 언어가 오래도록 내 생각을 이끈다. 나는 그 구절들을 몇 번이고 떠올려 나지막이 읊조리곤 한다. 마치 오랜 세월의 내음이 밴 묵은 편지를 서랍 깊숙한 곳에서 꺼내 다시 펼쳐 읽듯이.
콘서트 무대에서는 또 다른 깊이를 본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온몸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뜨거운 몸짓, 한 곡의 정서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집중력, 무대의 흐름을 장악하는 힘, 자기 일을 대하는 진솔한 태도 등에 매료된다. 때로는 폭발적이고 때로는 절제된 움직임, 작은 표정과 손끝만으로 공기를 바꾸는 순간마다 오랜 시간 무대를 지나온 사람만이 지닌 깊이에 전율을 느낀다. 자신의 본업에 완전히 몰입한 사람의 집중력은 언제 보아도 놀랍고 경외스럽다.
늘 세련되고 새로운 패션 또한 양준일의 중요한 언어다. 의상과 액세서리까지 음악과 무대의 일부로 만들고, 과감한 시도를 이어가면서도 결국 ‘양준일답다’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노래와 노랫말, 몸짓과 표정, 의상과 무대를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하는 감각은 내가 양준일을 오랫동안 바라보게 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팬이 된 초반에는 노래 한 곡과 사진 한 장에도 마음이 크게 들썩였다. 작은 소식 하나만 들려와도 하루 종일 들떠 있었고,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한동안 그 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과 공간을 마음속으로 오래 서성이기도 했다.
가수 양준일이 공연 무대에서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과 무대를 이어온 양준일은 오는 8월 15일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콘서트 'INVITATION'으로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함께한다. (사진=양준일 SNS @jiytime)
6년 반이 흐른 지금, 처음의 뜨거움이 어떤 모양이었는가 정확히 떠올리기는 어렵다. 예전처럼 크고 작은 모든 순간에 벅차오르지도 않고,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는 일도 드물어졌다. 이제 내 심장도 단단해져 덕체 앞에서 함부로 나대지 않는 법을 익힌 걸까. 물론 진짜 덕체를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이미 기절할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고 덕심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때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오래도록 온기를 품은 잔불로 바뀌었을 뿐이다. 눈부시게 타오르지는 않아도 일상의 한편에 조용히 머물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준다. 나는 나의 덕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번져 오는 이 잔잔하고 깊은 온기에 충분히 행복하다.
모든 소식을 빠짐없이 확인하거나 팬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문득 노래가 듣고 싶은 날 찾아 듣고, 새로운 콘서트 소식에 감동하며, 오래전 노랫말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의미를 발견하는 지금의 덕질 방식이 좋다. 양준일이 계속 노래하고 무대에 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내가 내 자리에서 그 시간을 지켜보며 응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충만하다.
양준일의 음악은 내 삶의 여러 계절과 함께했다. 기쁜 날도, 지친 날도, 별일 없이 흘러간 평범한 날도 늘 나의 덕체 양준일이 내 마음 속에서 함께 했다. 그래서 지난 시간은 팬으로서 한 가수의 활동을 따라온 기록을 넘어, 내 삶의 배경이자 생각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 이 마음은 지금보다 더 잔잔해질 수도 있고, 새로운 노래와 무대 앞에서 다시 크게 일렁일 수도 있다. 어느 모습이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양준일의 음악과 노랫말, 무대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오랜 시간 내게 기쁨과 사색의 순간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이며, 그 시간은 이미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고, 어떤 변화가 다가오더라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나만의 기록으로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양준일이 들려줄 노래와 말, 새롭게 펼쳐 갈 무대를 차분히, 그러나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자 한다. 매일 습관처럼 들여다보던 텅 빈 우체통에서 어느 날 문득 편지 한 통을 발견하는 마음으로, 그 편지가 손끝에 닿는 순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새롭게 온몸을 관통하는 전율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양준일은 그저 양준일답게 노래하고 생각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란다. 나는 팬으로서 내 자리에서 오래 바라보고, 오래 듣고, 오래 생각하며 응원할 것이다. 뜨겁게 타오르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을 온기로 함께한다. 브라보, 양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