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홈런 중 4개 결승포” 두산 강승호, 후반기에 뜨거운 방망이 #강승호 #두산베어스 #KBO리그
7경기서 홈런 기록하며 6승 1패 견인, 24일 기준 7월 타율 0.388에 4홈런 19타점. (사진=연합뉴스)
7월 들어 두산 베어스 타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강승호(32)의 장타 생산이다. 24일까지 치른 16경기에서 강승호는 타율 0.388을 기록했고, 이 기간에만 홈런 4개와 19타점, 14득점을 쓸어 담았다. 안타 19개 가운데 10개가 2루타 6개와 홈런 4개로 이어지면서, 두산 타선의 중심축으로 비중이 커졌다.
이 같은 반등에는 시즌 전체 흐름을 바꿔놓은 홈런 기록도 겹친다. 강승호가 올 시즌 홈런을 터뜨린 7경기에서 두산은 6승 1패를 기록했다. 합계 7홈런 가운데 4개가 결승타로 연결돼 스코어를 좌우했고, 나머지 경기에서도 승부처를 흔드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타선 내 영향력이 수치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승호는 24일까지 치른 7경기에서 7홈런을 기록했고, 이 중 4홈런을 결승포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세부 장면을 살펴보면, 홈런은 대부분 흐름이 요동치는 시점에 나왔다.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4-7로 끌려가던 9회초,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려 한 이닝에 경기를 뒤집었다. 6월 2일 한화 이글스전, 7월 2일 롯데 자이언츠전, 7월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모두 선제 결승 홈런으로 팀 리드를 만들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7경기 중 유일한 패배였던 7월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3-4로 밀리던 7회초 2점포로 5-4 역전을 이끌었으나, 8회말 2점을 내주면서 결승타에는 실패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24일 만난 강승호는 이런 수치를 전해 듣고는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며 웃었다. 강승호는 극적인 상황이나 필요한 순간에 홈런이 나왔다는 평가에 대해, 홈런을 노리고 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았던 측면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운과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에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 이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세웠던 출전 계획과 달리, 정규시즌 개막 이후 출전 기회가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에 나왔다가 이탈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타격 리듬을 잡기 어려웠고, 이 과정에서 조급함이 커졌다. 6월에는 타율 0.100(20타수 2안타)에 그치며 큰 부진을 겪었고, 시즌 타율도 한때 0.215까지 떨어졌다.
강승호는 캠프 때부터 시즌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두고 준비했지만, 경기 출전이 꾸준히 이어지지 않으면서 계획했던 흐름과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타석 수가 일정하지 않다 보니 타격 감각을 유지하기도,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출전 간격이 벌어질수록 작은 실패에도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인식했다.
반전의 출발점은 6월 말 내려간 2군에서 찾을 수 있다. 강승호는 당시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복잡해진 머릿속을 먼저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훈련 과정에서 스윙 메커니즘을 크게 바꾸지 않고, 자신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루틴을 되살리는 방향을 택했다. 여러 생각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이 상태로 1군에 복귀하자 좋은 타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2군에서 보내는 동안 주변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팀 동료들의 격려와 코칭스태프의 조언이 이어졌고, 무엇보다 가족의 뒷받침이 심리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강승호는 마음을 다잡는 과정에서 가족을 떠올리며 부담을 내려놓으려 했고, 그렇게 편안해진 상태가 지금의 타격으로 연결됐다고 했다.
타석에서의 접근법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전에는 삼진을 과하게 의식하면서 배트를 내던 탓에 좋은 타구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보다 삼진을 피하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스윙이 위축됐고, 강한 타구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후 삼진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덜어낸 뒤에는 공을 자신 있게 잡아당기거나 밀어치며, 좋은 지점에서 배트와 공이 맞는 장면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들어 후반 승부에서 강승호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올 시즌 1∼3회 타율이 0.182(44타수 8안타)에 그친 반면, 7회 이후 타율은 0.317(63타수 20안타)로 크게 올라갔다. 8회만 놓고 보면 타율 0.462(13타수 6안타)를 기록해 후반 타석에서 집중력이 극대화된 수치를 보여줬다. 경기 후반에 강한 면모가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점차 타격이 안정을 찾자 수비 포지션에서도 변화가 진행됐다. 시즌 초반 내야 자원으로 분류됐던 강승호는 후반기 들어 외야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선수로 변신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유니오르 세베리노 합류 이후 타선과 수비 구조가 재편되면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출전 포지션을 넓히는 방향이 선택됐다. 팀은 강승호가 공격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1루, 2루는 물론 우익수까지 맡기며 기용 폭을 키우고 있다.
수비 이닝을 보면 올 시즌 1루수로 314이닝, 2루수로 82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우익수로 7이닝을 추가하며 필드 전역을 오가는 중이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경기 도중 우익수로 투입됐고, 19일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우익수 선발 출전에 나섰다. 내야와 외야를 동시에 책임지는 구성으로 팀 내 역할이 확장되는 흐름이다.
다만 외야 수비는 강승호에게 낯선 위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약 20년 이상 내야수로만 뛰어온 만큼, 우익수 수비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시작된 새로운 도전이다. 강승호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우익수 수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진행했고, 내야에서처럼 타구가 맞기 전 빠르게 반응하는 대신, 외야에서는 타구 궤적을 보고 반 박자 늦게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을 받고 몸에 익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연습 과정에서 본능처럼 먼저 움직이는 내야 습관 때문에, 타구가 배트에 맞는 순간 몸이 먼저 움찔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전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는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였고, 경기마다 조금씩 감각을 쌓아가고 있다. 우익수 수비 경험이 늘어날수록 포지션 경쟁에서도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어, 내·외야를 넘나드는 활용도가 커지는 상황이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도 반복해서 언급했다. 강승호는 내야 자원이 외야 수비에 나서는 데는 어느 정도 불안 요소가 따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게 다양한 포지션으로 기용해 주는 부분에 고마움을 표했다. 수비 위치가 바뀌더라도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기회를 받는 만큼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 성적을 우선에 두고 있다. 강승호는 꾸준한 출전을 바란다면서도, 특정 수치에 대한 욕심보다 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타, 1루수, 2루수, 우익수 등 어떤 보직으로 나가든 매 경기, 매 타석마다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시즌 내내 유지하고 싶은 원칙이라고 밝혔다. 시즌 중반 이후 반등을 이룬 만큼, 남은 일정에서도 현재의 타격 감각과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 두산의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