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러브 테일’ 뤽 베송, 색과 향수로 쌓은 N차 관람 디테일 #드라큘라:러브테일 #뤽베송 #케일럽랜드리존스 #조이블루 #크리스토프왈츠 #다크판타지로맨스 #CGV #브램스토커드라큘라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드라큘라: 러브 테일’, 2,000벌 의상과 루마니아 억양까지 만든 캐릭터 구축 과정.
뤽 베송 감독의 다크 판타지 로맨스 #영화 ‘드라큘라: 러브 테일’이 재관람 흐름 속에서 숨은 디테일을 드러내며 N차 관람 포인트를 쌓아가고 있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 조이 블루, 크리스토프 왈츠가 출연한 이 작품은 지난 8월 26일 개봉해 전국 CGV에서 상영 중이다.
‘드라큘라: 러브 테일’은 15세기 전쟁으로 연인을 잃은 한 남자가 신을 버린 저주로 불멸의 드라큘라가 된 뒤, 400년에 걸쳐 그녀를 되찾기 위해 세상을 떠도는 이야기를 따라간다. 죽음과 시간, 신의 저주도 끝내 막지 못한 운명적 사랑에 초점을 맞춘 다크 판타지 로맨스라는 점에서, 제목처럼 드라큘라의 사랑과 기다림이 작품 전반을 이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화면 구석까지 채워진 디테일에 대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관객은 “영주의 드래곤 형상 투구, 아내의 흩날리는 긴 하얀 베일, 정밀한 방 안의 장식품들”을 언급하며, 잠깐 지나가는 장면 속 단역 의상까지 색감과 장식이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또 다른 관객은 고딕 양식 성, 전투복과 드레스, 액세서리로 이어지는 시각적 요소에 주목했고, 의상·배경·미술이 공들여 설계된 점을 재관람 이유로 들었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드라큘라: 러브 테일’, 2,000벌 의상과 루마니아 억양까지 만든 캐릭터 구축 과정.
첫 번째 N차 관람 포인트는 인물의 감정을 색으로 설계한 의상이다. 의상을 맡은 코린 브뤼앙 감독은 약 2,000벌에 이르는 의상을 제작하며 각 인물에게 고유한 색을 입혔다. 드라큘라와 그가 400년 동안 기다린 아내 엘리자베타는 보랏빛으로 연결돼 처음부터 하나의 운명처럼 보이게 만들고, 미나는 옅은 푸른빛으로 표현해 순수함을 강조한다. 반면 뱀파이어가 된 마리아에게는 굳은 피를 떠올리게 하는 버건디를 더해, 말보다 색으로 변화를 드러낸다.
이처럼 인물의 감정과 관계가 색채와 맞물리면서, 대사 없이도 화면 속 색만 따라가도 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두 번째 관람에서는 인물의 감정이 바뀌는 순간마다 어떤 색이 등장하는지, 장면별 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야기가 보이는 방식이다. 코린 브뤼앙 의상감독이 과거 뤽 베송의 영화 ‘잔 다르크’ 의상팀에서 조수의 조수로 출발했다는 인연도 이번 작업의 결과에 의미를 더한다.
두 번째 포인트는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직접 만들어낸 감각적인 디테일이다. 뤽 베송 감독은 소설 속 드라큘라에게 주어진 박쥐·늑대 변신 같은 초자연적 능력을 덜어내는 대신, 여인들을 끌어당기는 장치로 향수를 택했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이 설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작품을 위한 향수를 직접 만들어 쓰며 캐릭터를 다듬었고, 키를 조금 더 높여주는 굽 있는 신발을 선택해 드라큘라 특유의 실루엣을 완성했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드라큘라: 러브 테일’, 2,000벌 의상과 루마니아 억양까지 만든 캐릭터 구축 과정.
목소리와 호흡도 중요한 축이다. 뤽 베송 감독이 “더 낮게, 더 낮게”를 반복하며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 동물인 도마뱀을 예로 들자,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낮은 목소리를 찾아내 촬영 내내 유지했다. 그가 루마니아 억양 코치와 함께 정교하게 만든 이 목소리는 호흡까지 하나의 소리처럼 이어지며, 일상적인 대사조차 숨소리에 가까운 질감으로 바꿔 놓는다. 배우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루마니아 억양을 놓지 않았고, 관객은 드라큘라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목소리·호흡·움직임을 함께 따라가며 캐릭터의 구축 과정을 자연스럽게 목격하게 된다.
세 번째 포인트는 화면 구석에 자리한 소품들이다. 초기 콘셉트 작업에는 영화 ‘제5원소’에 참여했던 아티스트 파트리스 가르시아가 함께했다. 그가 보낸 드라큘라 드로잉 한 장은 캐릭터 의상뿐 아니라 공간과 전체적인 비주얼 방향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됐다. 특히 그의 손에서 나온 드라큘라의 전투 투구는 용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고, ‘드라큘라’라는 이름의 역사적 어원에 ‘용’이 얽혀 있다는 점을 알고 보면 최초 전투 장면의 인상이 또 한 번 바뀐다.
사제의 여행 가방도 눈여겨볼 만하다. 짧은 순간 열리는 가방 내부는 장인들이 수 주에 걸쳐 직접 만든 구조로, 내부 칸과 장식 하나까지 세밀하게 채워 넣었다. 사제가 마지막에 입는 튜닉은 19세기 후반 바이에른 지방의 전통 재단을 그대로 따랐고, 초반에는 크리스토프 왈츠에게 티롤 지방 반바지와 꿩 깃털 모자까지 입혀보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 장면의 용 투구와 사제의 가방, 튜닉까지 이어지는 이 소품들은 두 번째 관람에서 더욱 또렷하게 다가오는 지점이다.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드라큘라: 러브 테일’, 2,000벌 의상과 루마니아 억양까지 만든 캐릭터 구축 과정.
마지막 N차 관람 포인트는 이야기의 시간과 공간이다. 뤽 베송 감독은 드라큘라의 무대를 런던 대신 파리로 옮기고, 모든 인물이 한곳으로 모이는 시점을 1889년 7월 14일, 프랑스 혁명 100주년으로 설정했다. 도시 전체가 축제로 들썩이는 이날은 경찰과 시민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며, 뱀파이어가 파리 중심부를 가로지르더라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배경이 된다.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있던 인물들의 동선은 이 축제의 밤에 한 지점으로 모이고, 후반부의 긴장은 그 흐름 속에서 서서히 높아진다.
공간 활용 역시 재관람에 어울리는 요소다. 콩코르드 광장에 위치한 오텔 드 라 마린은 베르사유 장면, 마리아의 결혼식, 파리에 있는 드라큘라의 호텔 객실까지 세 가지 주요 공간으로 겹쳐 쓰였다. 무도회 장면은 인터컨티넨탈 파리 르 그랑의 오페라 볼룸에서 촬영됐고, 뤽 베송 감독은 이곳을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회장”이라고 표현했다. 한 공간이 여러 시기와 인물의 서사를 품는 방식이기 때문에, 두 번째 관람에서는 같은 장소가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생긴다.
파리 놀이공원 시퀀스에는 제작 과정의 에피소드도 숨어 있다. 원래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촬영을 계획했지만 비가 그치지 않자, 뤽 베송 감독은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이 장면의 로케이션 촬영을 접고 스튜디오로 옮겼다. 동일한 노점 세트와 의상, 엑스트라를 스튜디오 안에 다시 구성해 촬영을 이어갔고,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몇 달 뒤 완성본을 보며 그 장면이 스튜디오 촬영이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결과물에 놀랐다고 회상했다.
‘드라큘라: 러브 테일’은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하며, 러닝타임 128분, 15세 이상 관람가로 국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수입은 ㈜풍경소리가 맡았고, 와이드릴리즈㈜가 배급을 담당했으며, 현재 전국 CGV에서 상영 중인 가운데 400년을 가로지르는 사랑과 뤽 베송 특유의 다크 판타지 로맨스를 극장에서 차근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