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킴 “우리 모두는 댄서”…시대목격이 따라간 춤의 궤적 #리아킴 #시대목격 #EBS다큐멘터리시리즈 #원밀리언 #K-POP안무 #선미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마이클 잭슨 무대에 매혹된 어린 시절부터 세계 대회 제패, 긴 슬럼프와 코레오그래피 재도약까지 리아킴의 여정을 조명했다.. (사진=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
댄서 리아킴의 긴 여정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 흐름으로 묶였다. 지난 4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 8회가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안무가이자 댄스 크리에이티브 기업 대표로 활동 중인 리아킴을 따라가며 그의 현재와 과거를 함께 비췄다.
방송은 마이클 잭슨 공연에 매혹된 어린 시절로 시간대를 돌려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스트리트 댄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청년기와 이후 무대 위 존재감을 쌓아온 과정까지 리아킴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지금의 글로벌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어떤 선택과 훈련이 이어졌는지 짚어냈다.
초창기 리아킴은 남성 댄서들이 주를 이루던 2000년대에 팝핑과 락킹으로 각종 세계 대회를 섭렵하며 수많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정교한 몸의 움직임과 다양한 표정, 감정으로 음악을 시각화하는 강렬한 표현력, 팝핑·락킹부터 코레오그래피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춤 스타일이 소개되며 그가 월드 클래스라 불리는 근거가 화면을 통해 드러났다.
마이클 잭슨 무대에 매혹된 어린 시절부터 세계 대회 제패, 긴 슬럼프와 코레오그래피 재도약까지 리아킴의 여정을 조명했다.. (사진=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
그러나 전성기 뒤에는 긴 공백도 있었다. 방송은 7~8년에 이르는 슬럼프 시기를 비중 있게 다뤘다. 리아킴은 코레오그래피 신에서 다시 인정받기 위해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작업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배우는 입장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택했다. 그동안 쌓아온 자존심을 내려놓는 선택이었고, 이 과정이 훗날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고 전해졌다.
슬럼프 이후 그가 내놓은 해법은 코레오그래피였다. 방송은 아이돌 안무부터 창작 안무 영상까지, 코레오그래피 영역에서 쌓아 올린 결과물을 사례로 제시했다. 세계를 뒤흔든 K-POP 흐름 속에서 트와이스 ‘T.T’ 포인트 동작, 아이오아이(I.O.I) ‘너무너무너무’ 안무, 선미 ‘가시나’의 저격 동작 등 이른바 시그니처 안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곡과 함께 기억되는 장면이 되었는지 짚었다.
동시에 ‘시대목격’은 원밀리언의 역할에도 시선을 돌렸다. 리아킴이 대표로 활동 중인 원밀리언은 안무 영상, 아이돌 안무 연습 디렉팅 영상, 온라인 댄스 강습 영상 등을 동영상 플랫폼에 꾸준히 올리며 이전에 없던 형태의 댄스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 원밀리언 채널 구독자 수는 2,640만 명, 총 영상 조회수는 88억 뷰에 이르렀다고 소개됐다.
리아킴은 방송에서 “‘안무를 만든 사람이 당연히 있는 건데 왜 난 그 사실을 지금 알았지?’라는 댓글들이 있었다”며 “안무가를 아티스트로서 메인에서 부각할 수 있고 작품의 주인이 돼서 직접 선보이게 만드는 시스템과 환경을 원밀리언이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안무가가 전면에 서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왔다는 자신감이 담긴 대목이었다.
안무에 담긴 의미도 조명됐다. 그의 작업에는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곡의 정서, 이야기 흐름이 함께 얹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선미는 “리아킴 이전의 K-POP 안무는 멋진 춤이었지만 리아킴 후의 K-POP 안무는 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됐다”고 말하며, 안무를 통해 곡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두드러졌다고 회상했다.
방송은 최근 행보도 함께 다뤘다. 리아킴은 홍석천(TOP G)의 ‘K-TOP STAR’ 안무 디렉팅을 맡아, 차별 없이 하나 돼 춤추자는 곡의 메시지를 몸짓으로 풀어냈다. 여러 장르와 세대를 가로지르는 작업을 이어가며, 안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가치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 비쳤다.
댄스에 대한 그의 기본 생각도 카메라 앞에서 직접 전해졌다. 리아킴은 “제가 제일 자주 쓰는 말이 ‘우리 모두는 댄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댄서라고 생각한다”며 작은 몸짓이라도 춤추는 사람이 즐겁다면 그것이 곧 좋은 춤이라는 신념을 밝혔다. 전문 무대와 일상의 거리를 좁히려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뒤에도 그는 경연 무대에 계속 오른다고 했다. 예전에는 1등과 승리를 목표로 했다면, 지금은 다른 감정으로 무대에 선다고 털어놨다. 리아킴은 “마흔 살 넘은 언니가 춤추는 걸 보고 숏폼 영상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젊은 세대들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 감사한 것 같다”며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작업 과정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게 아니라 매 순간 행복하고 즐겁게 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대목격’은 이처럼 리아킴의 인생 궤적을 따라가며 한 인물이 춤을 통해 어떤 길을 열어 왔는지 조용히 비추는 방식으로 시간을 채웠다.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은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