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이 친구들이 나의 ‘여러분’”…39년 전 일기부터 첫 연극까지 버틴 시간 #플레이리스트109 #테이 #차인표 #이석훈 #자살예방상담전화109 #버팀송 #MBC #굿모닝FM테이입니다
테이, 매니저 떠나보낸 뒤 3년간 감정 닫았던 시간 털어놔…소란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고영배 라이브에 “인생 진짜 선물”. (사진=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가 극한의 순간을 지나온 이들의 ‘버팀송’을 통해 상실과 책임, 위로의 시간을 함께 짚었다. 방송에서는 연예인과 상담원, 라디오 청취자들이 각자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통과하게 한 노래를 꺼내며, 말을 아껴온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이번 4회에서 3MC 이석훈, 이준, 딘딘은 가수 테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상담원, 배우 차인표를 차례로 만났다. 이들은 각자의 삶을 버티게 한 곡과 사연을 나누면서, 노래가 곁에서 해온 역할과 주변 사람들의 존재를 함께 돌아봤다.
먼저 3MC는 테이가 진행 중인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를 찾아 라디오를 통해 모인 청취자들의 ‘버팀송’을 한꺼번에 받아 적었다. 취업 준비, 이별, 육아 같은 서로 다른 사연과 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준은 사연과 노래 제목을 직접 받아 적으며 수집에 힘을 보탰다. 이어 이들은 테이와 함께 MBC 구내식당으로 이동해 에이티즈 ‘BAD’ 챌린지에 도전하며 가벼운 웃음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풀린 뒤에는 테이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평소 “방송할 때 힘든 얘기를 안 하자는 주의”라고 말해 온 이유를 털어놓으며, 가까운 매니저를 떠나보낸 뒤 슬픔 자체를 피했던 시간을 고백했다. 약 3년 동안 감정을 애써 밀어두며 “눈물을 안 흘렸던 것 같다”고 말한 그는, 그 시기 곁에 있었던 노래를 함께 떠올렸다.
테이가 꼽은 자신의 ‘버팀송’은 소란의 ‘리코타 치즈 샐러드’였다. 밝은 음악과 가사를 들으며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는 원곡자 고영배가 실제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들고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고영배는 테이가 자신의 노래에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고, 테이는 눈앞에서 라이브를 들은 뒤 “인생 진짜 너무 선물이다”라고 말하며 감정을 드러냈다.
힘든 시기를 보낸 이들에게 테이는 직접 겪은 시간을 바탕으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어쩔 수 없는 건 도망쳐도 된다”며 “내가 행복해져야 슬픔도 받아들일 수 있고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있다. 너무 힘들 때는 도망치세요”라고 전하며, 버티는 방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눴다.
이어 화면에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상담원 조미정 씨가 등장했다. 그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벼랑 끝에 서 있는 이들의 전화를 24시간 받는 현장 이야기를 전하며, 내담자들에게 가장 자주 건네는 말로 “잘하고 계신다”,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 “혼자가 아니다”, “기다리겠다”를 꼽았다. 일상을 위로로 채워야 하는 자리에서 어떤 문장을 반복해왔는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조미정 상담원이 선택한 자신의 ‘버팀송’은 최유리의 ‘숲’이었다. 그는 퇴근길과 쉬는 시간마다 이 곡을 들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석훈은 무대에 서서 ‘숲’을 직접 불렀고, 상담원은 그동안 떠올리지 못했던 힘들었던 순간들을 되짚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석훈 역시 감정을 누르며 노래를 이어간 뒤 “우리 상담원분이 그분들의 숲인 거잖아요. 숲이 늘 푸를 수 있게 잘 힘내시기를 바란다”라고 전해, 또 한 번 조용한 위로를 더했다.
마지막 ‘버팀송’의 주인공은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공연장에서 만난 배우 차인표였다. 이준은 어린 시절부터 차인표를 따라 했다고 밝히며 ‘찐팬’이라고 소개했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가슴 댄스’ 듀엣까지 선보이며 웃음을 나눴다. 가벼운 호흡 뒤에는 오랜 시간 묻어둔 청춘기의 기억이 이어졌다.
차인표는 13세 때 부모님의 이혼 이후 어머니, 형제들과 함께 지냈고, 20살 무렵에는 어머니와 동생들과 미국으로 떠났던 일을 꺼냈다. 낯선 환경에서 가장의 책임을 느끼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시기를 떠올리며, 당시 “나는 주류에는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보며 “광야를 걷는 것 같았다”고 회상하며 그때의 외로움을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버팀송’은 윤복희의 ‘여러분’이었다. 차인표는 1987년 7월 19일 직접 쓴 일기를 펼쳐, 미국에 도착한 지 약 3주가 됐을 때 ‘여러분’을 반복해서 들으며 위로받았다는 기록을 읽었다. 일기에는 언젠가 윤복희를 만나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후 실제로 윤복희가 차인표와 신애라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렀다는 특별한 인연이 이어졌다는 사실도 소개됐다.
세월이 흐른 뒤 ‘여러분’은 현재의 차인표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데뷔 33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그는, 자신보다 작은 배역에도 먼저 도착해 연습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젊은 후배 배우들을 보며 버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들이 나의 ‘여러분’이었구나”라고 표현하며, 과거 자신을 붙잡아준 노래와 현재 곁에 있는 사람들을 겹쳐 떠올렸다.
차인표는 후배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을 합창해 장면을 마무리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든 나를 지켜보고 응원할 관객이 필요한 것 같다”라며 “우리도 다른 사람의 관객이 돼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주며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각자의 곁에 있는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방송이 끝난 뒤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감동을 넘어서 마음의 울림이 좋았다”, “멘트 하나하나가 진짜 멋지다”, “차인표 님 인성이 좋네요”, “나는 지금 어떤 어른인가” 같은 댓글이 올라왔고, “나도 누군가를 이끌어주고 위로가 돼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반응이 등장하기도 했다. ‘버팀송’ 라이브와 관련 영상은 방송에서 느낀 감정을 다시 찾으려는 이들이 찾아보며 높은 조회수로 연결되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테이의 상실과 회복,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상담원이 들려준 10년의 진심, 39년 전 일기 속 ‘여러분’에서 연극 무대의 합창까지 이어진 차인표의 시간이 함께 그려졌다. “너무 힘들 때는 도망쳐도 된다”, “혼자가 아니다, 기다리겠다”, “서로가 서로의 관객이 돼주자”라는 각자의 말은, 각기 다른 ‘버팀송’과 함께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문장으로 남았다.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는 힘들었던 순간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버팀송’과 그 곡에 얽힌 각자의 이야기를 모아 109곡의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하는 전 국민 버팀송 수집 프로젝트로, 매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