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상가레, “도시의 그림자”에서 드러난 난민 배달 노동자의 현실 #어느파리택배기사의48시간 #아부상가레 #보리스로즈킨 #난민영화 #플랫폼노동 #칸영화제 #스튜디오일공공구 #디스테이션
유럽 난민 문제와 플랫폼 노동의 현실을 한 인물의 이틀에 압축한 #영화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프랑스 파리에서 음식 배달 라이더로 살아가는 난민 신청자 ‘술레이만’의 시간을 좇으며, 도시 중심부에서 일어나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 삶의 단면을 스크린으로 끌어올린다.
이 영화는 제77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후 각국 시상식에서 신인 연기와 기술 부문 상을 연이어 기록했다.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신인남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을 받았고, 유러피언 필름 어워드에서는 남우주연상과 유럽 사운드 디자이너상을 거머쥐었다. 고담 어워즈, 각국 비평가상과 국제영화제 신인연기상, 최우수 장편 영화상 등도 더해지며 국제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된 작품으로 자리했다.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남우주연상 수상작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난민과 플랫폼 노동을 한 인물의 시선으로 압축.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의 중심에는 실제 난민 출신 배우 아부 상가레가 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불안정한 체류 신분과 노동 현장을 직접 겪은 인물로, 난민 신청자이자 배달 노동자인 ‘술레이만’의 일상을 연기하며 자신의 경험과 맞닿은 감정을 구현했다. 관광지로 알려진 파리의 화려한 풍경 뒤편에서 살아가는 이주민 노동자의 노정을 따라가며, 체류 심사를 앞둔 인물이 마주하는 불안과 절박함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평단은 이 같은 연기에 주목했다. 해외 매체들은 “신예 아부 상가레는 단순한 ‘발견’ 이상의 존재”(Time Out), “그 울림은 단순한 공감을 넘어선다”(Sight & Sound), “그의 존재 자체가 영화의 심장이다”(Sydney Morning Herald)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는 “그의 눈빛 하나, 숨결 하나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Washington Post)고 평하며 카메라 앞에서 형성되는 얼굴과 시선의 힘을 짚었다.
드라마가 향하는 지점은 개인의 사연을 넘어선다. 영화는 오늘날 유럽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난민 제도와 플랫폼 기반 배달 노동의 현실을 한 사람의 하루에서 포착한다. 체류 자격 심사를 앞둔 술레이만은 생계를 위해 타인의 계정으로 쉼 없이 배달을 이어가고, 배달앱 본인 인증 알림과 브로커에게 건넬 돈 사이에서 늘 시간을 쫓기듯 움직인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이주민, 노동, 사회적 불평등이 얽힌 구조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연출을 맡은 보리스 로즈킨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 “거리에서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하는 이민자들을 보면서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는 무대이고, 배달원들은 그 안의 그림자다. 나는 그 그림자를 빛 속으로 끌어내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도시의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을 스크린 중앙으로 옮기려는 의도를 밝혔다. 작품은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이 그 현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영화의 형식적 선택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로즈킨 감독은 술레이만이 자전거를 타고 파리 곳곳을 누비는 장면을 실제 교통 흐름 속에서 통제 없이 촬영했고, 직접 자전거를 타고 사운드를 녹음했다고 밝혔다. “자전거 장면들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에요. 도시의 혼돈 속으로 뛰어드는 순간이죠”라는 설명처럼, 이동 장면이 도시의 구조와 긴장을 체감하게 하는 장치로 사용된다.
음향에서도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이 이어진다. 감독은 “음악은 없다고 처음부터 결심했어요. 그 대신 도시의 소리, 자동차 엔진, 경적, 사람들의 대화, 그 모든 게 하나의 교향곡이 되죠. 그건 파리의 리얼리티 그 자체예요”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음악 대신 도시의 소음과 리듬을 선택한 결과, 관객은 술레이만과 함께 거리를 달리는 감각에 가까운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해외 매체들의 평가는 영화가 겨냥한 지점을 요약한다. 한 매체는 “감정에 기대지 않고, 냉정함 속에서 진심을 끌어낸다. 로즈킨은 망명 제도의 잔혹함과 플랫폼 노동의 불안정함을 우아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포착한다”(Little White Lies)고 지적했다. 또 다른 평에서는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본 듯한 따뜻함과 힘으로 담아낸 영화. 조용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을 울린다”(Irish Times)고 전했다.
난민 술레이만이라는 인물의 위치에 주목한 반응도 이어졌다. 한 평론은 “술레이만은 단순히 ‘서류상 이름 하나’가 아니다. 그의 인간성을 영화는 너무나 강하게 증명해 버린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The Reveal)고 적었다. 또 다른 평은 “이 영화가 다루는 건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침묵을 상가레의 놀라운 연기가 대신 말한다. 그는 ‘익명’ 속에서 인간의 얼굴을 되찾아준다”(The Guardian)고 써, 주인공이 상징하는 집단의 위치를 함께 짚었다.
이야기는 망명 심사를 앞둔 이틀 동안의 분주한 일상을 거쳐, 심사 당일 술레이만이 준비한 거짓된 이야기와 마주하는 국면으로 이어진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설정한 서사를 꺼내놓기 시작하지만, 면접이 길어질수록 심사관은 말 속의 흔들림을 감지한다. 그리고 “이제,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요구가 건네지면서, 한 사람의 삶을 둘러싼 제도와 선택의 무게가 선명해진다.
칸 영화제 이후 각종 영화제와 비평가 협회가 연달아 상을 수여한 배경에는 이 같은 문제 의식과 형식 선택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실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만들어낸다”(The New Indian Express), “올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영화 중 하나다. 인간의 존엄과 사회의 냉혹함이 충돌하는 그 지점에서 지금 우리가 반드시 봐야 할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Financial Times)고 전하며 작품의 현재성을 강조했다.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은 개봉 주간 동안 관객 대상 현장 증정 이벤트도 마련했다. 6월 17일부터 전국 극장 관객에게 A3 사이즈 오리지널 포스터를 선착순 증정하며, 세부 진행 극장과 안내는 각 극장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난민 신청자이자 배달 노동자인 술레이만이 “이제,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요구 앞에 서게 되는 과정을 담은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은 보리스 로즈킨 감독 연출, 아부 상가레·니나 뫼리스·알파 우마르 소 배리 출연으로 6월 17일 전국 극장에 걸린다.